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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논하다

먼 북소리


마흔 살이라는 나이는 우리의 인생살이에서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인생의 고비가 아닐까 하고, 나는 오래전부터(라고는 해도 서른 살이 지난 후부터이지만) 줄곧 생각해 왔다. 특별히 뭔가 실제로 근거가 있어서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다.
또는 마흔 살을 맞이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미리미리 예측하고 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마흔 살이란 하나의 큰 전환점이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뒤로 남겨두고 가는 때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단 그런 정신적인 탈바꿈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는 좋든 싫든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시험해 보았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세월이란 앞으로만 나아가는 톱니바퀴라고 나는 막연히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정신적인 탈바꿈이란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마흔 살이란 분수령을 넘음으로써, 다시 말해서 한 단계 더 나이를 먹음으로써, 그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은 그 나름대로 멋진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도 생각했다. 새로운 것을 얻는 대신에 그때까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었던 일을 앞으로 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것은 예감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지날 무렵부터 그 예감은 나의 몸속에서 조금씩 부풀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변화가 오기 전에, 즉 내 자신 속에서 정신적인 탈바꿈이 이루어지기 전에 뭔가 한 가지 보람 있는 일을 남기고 싶었다. 아마도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종류의 소설은 쓰지 않을 것이다(쓸 수 없을 것이다), 라고 할만한 작품을 써놓고 싶었다. 나이를 먹는 것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그것도 내가 외국으로 나가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일본에 그대로 있다가는 일상생활에 얽매여서 그냥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 무엇인가를 잃어버릴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말하자면 정말로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그런 생활은 일본에서는 불가능할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중략)

그렇다. 나는 어느 날 문득 긴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던 것이다.
그것은 여행을 떠날 이유로는 이상적인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간단하면서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어떤 일도 일반화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아주 가냘프게.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먼 곳에서 북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로 하여금 서둘러 여행을 떠나게 만든 유일한 진짜 이유처럼 생각된다.

- 무라카미 하루키 < 먼 북소리> 서문 "즐거운 여행 스케치"중 발췌 -



하루키가 37살이 되었을때 그는 유럽에서 3년간 생활을 하면서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를 썼다고 한다.


내게도 먼 북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니 충분하지 않은가!
떠나야 하는 것이다.
근데...
근데...
근데...























지져스.

미친환율.
달러는 1500원
유로화는 1900원이 넘었고,
엔화가 1600원이다.

북소리가 들리고 있다니깐!!!
어쩌라는겨..ㅠㅠ

진지모드도 안되고..제길
울고싶다.
근데 울라고 했는데, 이거 보고는 그만 대폭소가 터져버렸어.
아, 이크종님 센스는 정말 최고얌!! (근데 이거 남자분들에겐 진짜로 심각할 수 있는일인데 나 너무 웃는건가? 몰라, 그래도 웃겨!! 달걀 깨지는 저거...풉~~)





이거 쓴게 11월 26일. 오늘 12월 1일 현재 환율은 그나마 조금 내리긴 했지만...50원 정도 내린상태...쳇
뭐야~500원씩 내려야 정상이지!!
앗, 짜증

아는 동생이 티스토리 개업해서 들어가봤더니만 옛날 사진 잔뜩 올린거 보고 갑자기 나도 퍼왔다.
2005년 크리스마스에는 일본서 이러고 놀았는데..흑흑
산타모자쓰고 돌아댕기고싶어.



이래저래 마음상태는 여전히 불안불안 심란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과 생각이 뒤엉켜 당췌 기분이 업되질 못하고 있쎄여~~ㅠㅠ
옳은답이 뭘까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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