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모두 잘 지내고 있나요?
홍제동 개미마을 이란 곳엘 갔다왔어요. 벽화로 유명한 동네라서 사진 찍으러 급벙개로 댕겨왔어요.
거울만 보면 모두 셀카본능이 꿈틀대는 걸까요?
찰칵~찰칵~
오랜만에 애지중지 사랑해 마지않던 콘탁스 카메라를 들고 나갔어요.
사실 요즘은 콘탁스를 살짜기 미워하는 중이었는데 다행이도 이날은 속을 썩이지 않아서 다행.
어느 늦은 여름날의 사진이 남아있었네요.
우울하다는 친구랑 맛있는 떡볶이를 먹고 우리가 사랑해 마지 않는 예쁜 카페로 가서 따뜻한 차와 함께 수다 삼매경.
콘탁스는 이런 조명에는 정말로 예쁜 사진을 주는 카메라에요. 하지만 밧데리 방전이라는 치명적인 오류를 품은 상태라서 참 곤란하답니다. 떠나보내자니 아쉽고 갖고 있자니 그것도 그렇고...
머리를 자르고 염색을 했어요. 까만 오징어 먹물로.
오늘은 코트랑 니트를 하나 샀고 저녁으로 내가 만든 맛있는 유부초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화장품을 왕창 샀어요.
어쩌면 얼굴에 난 주근깨와 점을 모두 빼버릴지도 몰라요.
남들의 행운에 배아파하는 쏘쿨~과는 거리가 먼 여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일상은 그대로이고 11월이 또 지나갑니다.
문뜩 회사 다닐 때가 그래도 가장 좋았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때라는걸 훗날 또 떠올리겠지요?
눈내리는 훗카이도엘 가고 싶어요. 그래선지 꿈을 꿨습니다.
아마도 서울에 첫눈이 내려서인지도 몰라요.
나의 사랑스런? 애마는 또 공업사엘 갔습니다. 클락숀이 울리지 않아요. 지자스 ㅠㅠ
피카소와 모던아트전을 보러 간 덕수궁은 노란 은행과 빨간 단풍으로 너무나도 아름다웠어요.
그림도 좋았고, 아주 잠깐의 시간이지만 너무 행복했답니다.
다시 오지 않을 2010년 11월이 가고 있어요. 아흑
Contax G1 / film scan / Agfa vista, Lucky super 200 / photo by mi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