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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보다

모란 이후의 모란 展

뚱보 에릭군이 근무하는 대전시립 미술관의 새로운 전시회 소식을 알려주었다. 대전, 맘 먹고 가면 못 갈 것도 없는 곳인데 막상 쉽지가 않구나..ㅡㅡ;; 매번 챙겨주는 도록에 이 누이는 눈물겹도록 고맙구낭~큐레이터라는 건 참으로 힘든 직업이란 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만큼 애쓰고 있는 뚱보야~~화이륑.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는 질문에 고작 생각나는 건, 김영랑님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중학교 때, 이거 외우는 수업이 있어서 죽도록 외워댔던 기억...국어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극악의 공포심으로 외웠는데 잘 외웠다고 칭찬받았던 기억, 그때부터 매일(중학교때는 국어수업이 5번이었다.) 시 한편을 외우고, 단편소설 하나씩 읽고 독후감 쓰는게 생활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중학교 1학년 짜리가 외우기엔 어려운 시가 아니었나 싶긴 하다. ㅎㅎㅎ 사실 그때 1년 동안 읽은 단편소설과 고전들, 외운 시들로 지금껏 밑천 삼아 버티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대전시립미술관>
전시명:『모란 이후의 모란』展
기간:2007. 2. 14 ~ 3. 29(45일간)
장소:대전시립미술관 제1, 2, 3전시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시서문: 모란은 전통적으로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도상으로, 부인 방의 장식화나 혼례용 기물들, 그리고 각종 상서로운 의미를 담은 도상들과 결합하여 민화 속에 자주 등장하였다. 과거의 도상들 중에서 주변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모란은 현대에 살아남아, 새로운 생명력을 개척하는 있는 몇 되지 않는 도상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모란 이후의 모란』전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작은 접점으로서의 모란의 의미를 점검하고자 한다.
전통 미술을 자유로이 참조하여 변형하는 제작 방식은, 최근 우리나라 현대 미술의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동향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흐름을 조망하는 전시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작가들이 전통을 수용하여 자기화하는 방식에 대한 세세한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이 전시에서는 단절된 듯이 보이는 전통과 현대 문화의 접점으로 모란을 선택하고, 한 가지 도상을 중심으로 미술사를 통사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관람객들에게 제시하게 될 것이다.
현대미술가들이 그려내는 모란은 현세적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의미에 더하여, 현대문명의 탐욕성과 음험한 욕망의 상징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현세적인 만큼 허무의 의미를 담아 사용되기도 하며, 불행에 대한 치유의 의미를 담아 내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양상들이 한 자리에 펼쳐질 『모란 이후의 모란』전은, 전통을 참조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동향에 대한 점검과 더불어, 부귀영화와 아름다움의 상징이었던 모란꽃이 과거와는 다른 상징성을 뿜어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이 전시에는 김근중, 김용철, 김은진, 김지혜, 박완용, 서희화, 엄정숙, 임윤수, 정명조, 조은영, 한복희, 홍인숙, 홍지연 등 13인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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