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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를떨다

어느 대사인지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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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본드" 제 26권

Takehiko lnoue]
[원작 : Eiji Yoshikawa Miyamoto musashi]

작가의 말,
  - 연재를 시작한지 올해로 9년. 9년을 그리고서야 비로소 쓸 수 있는 대사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단 한마디의 대사가 포함하는 것을 과부족 없이 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축적된 시간이 필요했던가보다. 이번에 그 대사를 쓴 후에 그것을 알았다. 어느 대사인지는 비밀.
 
나는 주로 후기나 작가의 말을 맨 먼저 본다. 그럼 읽으면서 중간중간에 작가가 이런 맘으로 이 부분을 그렸다거나, 이런 부분을 이런 맘으로 썼구나 느껴져서 훨씬 공감하면서 본다. 냉정하게 작가의 한마디도 후기도 남기지 않는 작가의 책이나 만화책은 왠지 정이 안간다. 보고나서 뭐야! 라는 느낌을 받는데, 소소하게 이러이러한 일이 있다고 구시렁대는 작가들이 좋다. 친근감도 더 느껴지고 괜히 나도 그때 상황에 껴주는 느낌도 들고, 그런게 작은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에게 "슬램덩크"로 더 잘 알려진 이노우에 작가의 배가본드는 일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리고 있다. 그의 그림은 정말이지 하나의 완벽한 그림으로 작품을 이룬다. 그의 그림을 볼 때마다 인간이 어쩜 이다지도 그림을 잘 그린단 말이냐!! 라는 말이 절로 나올지경.
나는 이 배가본드를 미친듯이 좋아한다. 조금 잔인하지만, 아니다. 이번 26권은 보다가 차마 못보겠더군. 그래도 나는 이 만화가 너무 좋다. 각설하고,

대사중에 이런말이 나온다.
"자기살을 내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
(이 말은 내가 검도를 할 때 들은 말이었다. 죽도로 대련을 하지만, 예전에는 실제로 진검으로 대련을 했으니 이런말이 나왔을거다. 나는 이말의 포스를 진정으로 느낀다. 검도를 배우지 않았을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을테지만 검도를 하고나니, 진정으로 이 말의 힘을 느꼈다.) 26권에는 무사시가 검사들 70명과 목숨을 건 싸움이 주 내용인데,

"70대 1이 아니라 1대 1로 70번을 겨룬다는 생각으로, 한 사람에게 머뭇거리면 바로 다음 사람을 벨 틈을 잃는다. 그러면 모두 끝이다.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마라. 누구에게도 마음을 두지마라. 물이 흐르듯이...
힘이 너무 들어갔어. 흥분하지 마라. 몇 명을 베었다느니, 베겠다느니, 이기겠다느니...아무것도 바라지마라.
앞으로도 뒤로도 치우치지말고 지금을....
한가운데만을 거듭한다.
생각하지마라.
베어도 베어도 다음 적이 온다. 흡사 이것은 [인생 그 자체]....란 말이냐 "

이거 읽고, 생각 무진장 많아졌다. 마치 너 들어봐! 라는 듯한 대사.
결국은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않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나 사람에게 마음을 둔다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것이란걸...

어제는 미국에 있는 언니와, 결혼해서 지금은 자주 만나지 못하는 언니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두 사람 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많은 말들을 나누면서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누구나, 자기의 입장이란게 있고, 나는 그런 맘이 아니었어! 라고 말해도, 전해지지 않으면 그것은 벽을 향해 던지는 말이다. 듣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때론 백마디의 변명보다 침묵이 힘이되고, 말이 없던 사람의 이런 마음이었어! 라는 변명이 가슴 깊이 와 닿기도 한다.
상대가 내가 아님을 인정해 가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걸 몸소 실천하기엔 나는 너무나도 나약한 인간이기에 어렵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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