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을찍다/맛집여행

김씨남매 용암리 오이텃밭 서리사건

[부제 : 우린 오이를 따러갔을 뿐인데 왜 배가 터지도록 얻어먹고 있었던 것일까나]


어제 청과물 시장에서 산 부추때문이라도 오늘은 기필코 오이 소박이를 담궈야 했다.
울 동네 근방에서 음식점을 한다는 동생님의 아는 형님께서 텃밭에 오이가 가득하니 더 자라서 먹지 못하게 되기전에 와서 따가라고.
오늘은 무지하게 바빴던 날,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아침 9시부터 관공서를 휩쓸고 다니고 피곤에 쩔어 집에 들어오자마자 오신 동생님 따라  오이 따러 갔다. (갑자기 엄마가 섬그늘에..이 노래가 생각나는건 뭐지? -_-;;;)

덕정역 근방에서 약 3분정도 차를 타고 가니 커다란 간판이 우릴 딱하니 반긴다. 용암리 막국수! 마침 배도 고픈데 우리 막국수나 먹을까?
동생님 왈, 형이 아마도 줄거다.
비가오니 너른 전원 들판이 마냥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 근처만 보면 별로 시골스럽지 않은데, 이렇게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확실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시골이 맞다.



예쁜 솟대,  형께서 직접 만드신거란다. ㄷㄷ (이런거 나도 만들고 싶으다.)


이 넓은 공간이 모두 막국수집과 이어진 텃밭이다.
직접 재배해서 거기서 나는 음식으로 김치도 담구고 반찬도 맹근다고.
뭐 자주와서 따가라는 말씀을...>.<
근데 나, 오이 이렇게 따는거 태어나서 첨 해봤으. 완전 재밌어.
비가 내려서 좀 불편했는데 쓰던 우산도 내팽개치고 오이따는데 열중했다.
갑자기 급 텃밭을 가꾸고 싶단 생각을 불끈!


하다가 힘들어서 두 남정네에게 일을 시키고 나는야 마님모드. 캬캬

그리고 우리에게 베푸신 수 많은 음식들. ㄷㄷㄷ
이거 다 공짜로 주셨음. 진정 그래도 되시나염?
난 그냥 오이를 따러갔을 뿐인데 이렇게 배가 찢어지도록 먹을것을 주시다니!!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당.

여기 참 좋았다. 조금 외진거 빼면 식구들끼리 가서 밥 먹고 놀고오기 짱인거 같은데
자주 갈 수 없음이 살짜쿵 아쉬울 따름. 나중에 친구들이랑 엠티처럼 함 놀러가야겠다.
형께서 나름 밀고 계시다는 여기 야외 카페는 음식 먹으러 오지 않아도 가끔 들러서 쉬었다 가라고 하시더라.
냉장고 안에 종류별로 차 종류도 다 넣어놓고, 식혜부터 시작해서 뜨거운 물까지
완벽한 테라스 카페를 만들어 놓았는데 오늘 비만 안왔으면 저 마루에 누워서 낮잠 한잠 자고 싶어지더라는.
오늘 진짜 피곤해서;;
파라솔도 곳곳에 놓여있고 넓은 공간에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도 많고,
어른들 즐기라고 여기저기 신경쓴 흔적이 꽤 많았다.
형님 대박나세요. 진심으로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이런 좋은 공간은 좀 알려져야 할터인데...


마당 곳곳에 핀 예쁜 들꽃들도 찰칵




제가 도와드릴 방법은 없고, 밥 먹은 값은 하고 싶고, 대충 요렇게 사진 찍은거랑 지도랑 전화번호 정도 올려놓을께요.
혹시라도 가실분들 참고하세요.



덧,

오이 소박이는 무사히?? 담구기는 했습니다만, 차마 그 과정은...곰곰히 생각을 한 뒤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이지 아무리 초보라지만 이건 뭐;;;
무엇보다 통에 오이소박이를 가득 담아놓은지 얼마나 됐다고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요. 오이를 소금에 절이고 씻어놓은지 5분만에 귀찮다고 부추양념을 마구 쑤셔넣었어요.
그리고 좀 전에 안 사실인데 풀을 쑤어서 넣어야 하는거...그거 완전 몰랐네요.
동생님이 그러네요.
누나, 우리 이거 바로 쓰레기통 직행해야 하는거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