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을보다

예술의 전당 VS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

오늘 친구와 백만년만에 만나기로 했는데 중간에 시간이 살짝 비는 관계로 머리를 굴리다가 로망하던 2개의 전시를 모두 보기로 결정하고 3호선 극과 극 체험을 했다. 완전 지쳐쓰러짐. 절대 무리!! 무모한 도전이었음. ㅠㅠ

친구와 만나기 전 나는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여유가 없어서 사실 걱정이었다. 사람이 많을 경우는 친구와의 시간 약속에 미뤄야 할 판이었다. 그렇다고 예술의 전당으로 친구를 오라고 하기엔 다시 또 반대의 경우로 가야 할 상황이 조금 미안했다. 완전 내 멋대로 전시회 보자고 모든 일정을 그 쪽으로 맞춘터라 그리할 수 없었다.
아무튼 사람에 치이더라도 부지런히 1시간내에 보기로 작정을 하고 남부터미널에 내려 마을 버스를 탔는데, 원래는 가득 차야 마땅한 마을버스에 앉았음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전혀~~~타지 않는거다. 그래도 미술관 앞은 붐비겠지 싶었는데 매표소에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것이 아닌가...;;;
안에 사람이 많나?? 뭐 이러면서...들어갔는데 표 받는 직원이 내가 먹던 컵까지 버려주는 친절을 베풀 정도였다. 러시아 병사 복장으로 표를 받긴 하는데 썰렁하니 나만 혼자 표를 내고 있자니 민망하기도 하고....-_-
그리고 전시장에 들어갔다. 브라보!!
물론, 예술의 전당이야 인원이 많아야 전시회에 투자한 돈도 회수를 하고 그러겠지만 전시회를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이 무슨 복터진 일이냐!!
토요일 한낮에 나는 그토록 로망하던 그림앞에 홀로 서서 맘껏 내 맘대로 각도를 잡아가며 맘껏 구경을 했다는거다. 짝짝짝!!
전시 제목이 "칸디스키와 러시아 거장展" 이었지만, 칸디스키 작품은 2점뿐이다. 그리고 손바닥만한 풍경 2점..
아마도 러시아 작가들이 유명하지 않아서 그나마 유명한 칸디스키를 내세웠던 모양이다. 아 서글프다. 어찌하여 훌륭한 다른 그림들보다 이해 불가한 칸디스키의 그림이 대표가 되어야 하는지...
어찌되었든 아름다운 그림 맘껏 봐서 무진장 기쁘다. 일본에서 보았던 러시아 국립미술관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았다. 솔직히 사람들이 많이가서 봤음 좋겠다. 고흐는 미어터진다는데...

개인적인 의견 한마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전시는 관람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이번에도 적중했다. 어찌하여 매번 반복되는 실수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예전에 달리 전시회를 했을 때, 실내 조명도 어두운데 그림 제목을 달아놓은 메모판이 핑크 형광 글씨였다. 그래서 정말이지 어두운 실내에서 그림에 비춰지는 조명을 받은 핑크 글씨는 도대체 읽을 수가 없었다. (그때 그곳 큐레이터 나 아는 언니...ㅠㅠ)
이번 역시, 벽면지와 고려하지 않은 그 센스를 어쩌면 좋니...눈깔 빠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깨알만한 글씨로 뭔가 설명을 적어 놓은것이 저 멀리 저 멀리....
사람들 몸을 반쯤은 앞으로 꺾어서 읽고, 그나마 보이면 다행, 조명때문에 글씨는 퍼지고 눈까리는 아프고...(설마, 아직도 그 언니가?? ㅜ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가롭게 숲속에 누워 책을 읽고 계신 이분은 "톨스토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부터미널에서 다시 3호선으로 타고 을지로 3가에서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정발산 역으로 가는 길은, 가도 가도 끝없는 삼만리...ㅠㅠ
중간에 구파발행인가를 타는 바람에 앉아서 가다 내려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다시 온 지하철에선 자리가 없어..흑흑, 힘들어 죽을지경이구만, 뭐 암튼 정발산역 3번 출구에 친절하게 이어져 있는 아람누리 미술관, 오 착해~~~
마당엔 모딜리아니 관련 뭔가가 그럴싸하게 놓였고, 매표소도 완전 예뻐!! >.<
거침없이 10,000원을 내고 우리는 전시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는 음...괜찮아, 괜찮아 저쪽으로 돌면 좀 나올거야...음...이거 모딜리아니 展 맞아? 잔느 展 아냐? 뭐 이러면서..
잘 돌고 있는 우리에게 스텝이 끼어들어서는 이쪽 라인으로 돌아야 한다면서 갑자기 우리의 동선을 확~~흐트려 놓으면서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이해할 수 없는 그 동선은 뭐지? 이러면서..
그래도 그림만 좋다면 참을 수 있어!! 뭐 이러면서..
그치만 그 좋은 그림은 언제 나오는거야? 응? 응??
정말이지 무슨 스케치 전시인지 잔느 전시인지, 모딜리아니 유화 3-4점 꼴랑 가져다 놓고....
그나마 잘 참으면서 잔느가 그렸다는 동화 일러스트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갑자기 큐레이터가 불쑥 끼어들어서는 마구 설명하는건 뭐야? 우린 다 알고 읽고 있는 중인데?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다규!!!
대체 그런 전시를 하면서 만원이나 받아쳐먹다니(살짝 흥분함)....뭐 이러다가..
흥분쟁이 미미씨, 결국 거기 있던 큐레이터에게 조곤조곤 물었다. 어찌하여 개인소장의 그림뿐이냐고? 다른말 다 참고 딱 그것만 물었다. 그랬더니만 이 큐레이터 뭐 이해도 못하는 말을 마구마구 하면서 지도 인정하더라. 모딜리아니 展...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는....뭐시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정말이지 내가 전시다니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많은 일을 겪었어도 이런 배신감은 내평생 첨이야~~~엉엉~~


상한 맘, 그의 그림이라도 보면서 위안삼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을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시회 달려볼까!!  (58) 2008.11.21
라틴아메리카 거장展 VS 세계미술 거장展  (48) 2008.08.10
모딜리아니 展  (14) 2007.12.28
휴가 즐기기  (12) 2007.12.15
고암, 추상의 울림 展  (2) 2007.11.15